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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중국 공산당 어디로 가고 있는가?

최규엽 (신한대학교 초빙교수)

중국 바로알기 목적으로 진보진영의 활동가들이 단체로 중국을 방문해서 중국 연구자 그리고 중국 공산당 활동가들과 직접 토론을  벌인 것은 한국 진보운동사에서 최초의 일일 것이다. 기실 진보진영에 중국은 지금까지 주목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동안 우리에게 비쳐진 중국의 영상은 천안문 사태, 빈부격차, 민족문제, 친미적 외교, 짝퉁, 불량식품 등 진보와는 인연이 없는 것들로 대부분 비쳐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가서 듣고 본 중국은 어쨌든 사회주의를 결코 포기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중국 실정에 맞는 초급 사회주의 단계를 하고 있고 50 여년 후에는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실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100년은 지금의 초급사회주의 단계를 더 지속시켜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있다고 한다. 13억 인구 중 아직도 농촌 인구가 7억인 조건에서 사회주의를 전면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북한 경제, 계속 나아지고 있어
중국경제 구조는 겉으론 자본주의처럼 보이지만 공산당이 엄격히 지도하는 국공유기업들이 기간산업, 에너지산업, 원료산업 등을 장악하고 있으면서 실제 중국 경제를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업생산 액의 1/3을 국유기업, 사기업, 외자기업이 각각 담당하고 있고, 똑같은 경쟁조건 속에 있지만 전체 시장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국유기업이라는 것이다. 


납세액도 국유기업이 50%를 차지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면 국유기업이 경제를 주도할 뿐만 아니라 인민들의 복리문제도 주도적으로 해결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마 지금의 베트남도 중국의 이러한 상황과 비슷할 것이라 예측된다.


2005까지 사회주의시장 개혁단계를 마치고 2006년부터는 균형발전 전략단계로 넘어가고 있는데, 이는 ‘과학적 발전관’이라고 불리며 균형발전과 공평을 중시하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3300만 명이 거주하는 제일 큰 도시인 중경에서부터 사회주의적 요소들이 적극 도입되고 있고 중국의 새로운 모범으로 각광받고 있었다.


한편 우리가 만나 본 공산당 활동가들 중에서는 이러한 중국의 과도기적 부작용들 중 특히 착취 받고 있고 권리가 제약되고 있는 노동자들의 상태를 지적하며 ‘가짜 공산당’이라고 신랄하게 비판 하기도 했었다. 중국 공산당 내부의 사상투쟁의 한 측면을 볼 수 있었다.

 


우리는 중국 국무원 직속의 사회과학원을 방문해 토론하면서 중국공산당이 2009년 가을 무렵 동북아 정세를 심도 깊게 재검토한 후, 친미파 주도의 외교노선을 새로운 노선으로 바꾼 것을 확인했다. 천안함 사건으로 중국 이북 중심의 동북아 노선은 더욱더 확대 강화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사회과학원 산하 아주태평양 연구소 부소장인 박건일 교수는 1년에 한 번씩 이북에 다녀온다고 하면서 이북의 경제는 날로 나아지고 있고,  2012년 강성대국 프로젝트도 구두선에 그치진 않을 것이고, 정치도 안정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언급하면서 누가 저질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북의 소행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물론 이는 그의 개인적인 의견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중국공산당의 지도층 인사이며 동북아 최고 전문가인 사회과학원의 장원링 소장은(그의 언동 하나하나마다 기품이 있었고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열정과 진정성이 짙게 묻어 나왔었다) 일본 방문 후 귀국하자마자 집에 들를 사이도 없이 바로 우리에게 저녁 식사를 대접해 주었다. 그는 대만과의 통일은 중국의 염원이라면서 이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중국이 남북통일을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음을 강조하며 ‘새세상연구소’와 ‘중국사회과학원’과의 정식교류를 흔쾌히 동의해 주었다.  
 
중국동포에 대한 차별 없어져야 
이번 중국 방문에서 성과는 중국사화과학원과 정식교류를 체결하는 등 중국 주요 인사들과 관시를(관계를 의미하는데 중국에서는 인간관계를 무엇 보다 중요시 여기고 있다) 확립해 나간 것도 중요했지만, 보다 중요했던 것은 한국 학계의 재부로 성장할 석박사 과정의 훌륭한 연구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10년 동안 중국에서 사회주의를 연구하고 있는, 김 박사로 불리는 한 친구는 몇 년 전 사스로 북경이 텅텅 비고 유학생들이 모두 한국으로 돌아갈 때, 중국 정권이 어떻게 사스를 극복해 가는지를 연구하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홀로 중국에 남아 관찰했다고 한다. 그의 치열성과 헌신성은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중국 사회주의 등을 제대로 연구하고 있는 국내연구 역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김 박사를 비롯한 30여명의 연구자들은 ‘중국사회과학회’를 구성해서 한 달에 한 번 공부모임을 하고 있었다. 앞으로 한국이 중국을 과학적으로 제대로 이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중국은 한국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국의 대 중국 자본투자는 다른 나라들 전체자본 투자의 1/10밖에 안 된다. 한국경제가 중국경제에 심대하게 의존되어 있지만 중국경제의 한국 의존도는 심각하지 않은 상태다. 중국 인사들은 말하기를 “이제 한국에게 우리는 크게 아쉬워 할 것도 부러워 할 것도 없다”고 했었다.

 


미국 재무부는 환율조작국으로 중국을 지정하려고 10여년을 용틀임 했지만 결국 못하고 말았다.

이미 중국은 미국을 경제력에서 강하게 긴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부분에서는 능가하고 있다. 명실공한 G2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것이다. 위안화의 세계화야말로 미(美)제국주의 지배행태를 근본에서 혁신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면서 이미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한나라당, 민주당 사람들, 재벌들은 중국 지도부와 관시를 형성하기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중국 공산당의 유력한 상무위원 중 한 사람은 남경필 의원과 호형호제 하고 있단다. 관계와 조직을 중요시 여기고 있는 사회주의자들의 작풍이 느껴진다.


나는 5일 간의 북경체류 중 중국에게서 희망을 발견했다.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의 길에 중국은 디딤돌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상주의를 결코 포기하지 않고 대국주의를 스스로 경계하면서 자유롭고 평등한 세계질서 수립을 위해서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의 주장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특히 중화주의에서 비롯되고 있는 중국 대국주의는 항상 경계해야 할 사안이다. 기존 중국공산당 노선에 비판적인 한 인사도 연설 중에 수천 년 동안 중국과 조선은 평화롭게 잘 지내왔다고 강조했다. 나는 연설하면서 이 부분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수천 년 동안 끊임없이 중국은 조선을 침략했으며, 48년 이후 이북정권에 대해서도 중국공산당은 간섭하고 지배하려 한 적이 있었다”라고 말해주었다.


이번 5일간의 중국 연수 기간 중에 나는 한국의 진보진영에 무심했던 중국이 조금씩 우리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 하고 있음을 감지했다.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세계진보 진영의 연대와 전진을 위해서, 한국 경제의 올바른 발전을 위해서, 그리고 이미 중국 물가가 한국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공통의 생활권 시대에, 이제 한국진보진영은 그동안 한쪽으로 밀쳐놓았던 중국을 제대로 공부해 나가면서 적극적으로 올바른 관시를 형성하기 위해서 노려할 때이다. 

 

조선족 출신인 중국 사회과학원의 박건일 교수는 강조했다. 
“한국의 진보진영이 중국과 가까워지려면 먼저 한국에 있는 조선족 동포들을 무시, 냉대하지 말고 잘 해줘야 합니다. 내가 한국에 가서 강연을 할 때 영어로 하면 대단하게 우러러 보는데 한국말로 하는 순간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디다.”


나는 얼굴이 붉어지면서 부끄러움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이미 한국의 노동시장에서 조선족 동포들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더욱이 이들 중에는 일제하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치열히 했던 사람들의 후손도 많다. 내가 사는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는 이미 조선족 출신 학생들이 다수를 차지한지 오래 되었다. 우리는 과연 같은 핏줄이기도 한 조선족 동포들을 편견과 오해로 그동안 차별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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