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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칼럼

[칼럼] 자기 통찰이 그리운 세상

글 : 정하연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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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경제 경영학 이론에서 ‘통찰(Insight)’이라는 말이 중요해지기 시작했다. 통찰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 혹은 ‘새로운 사태에 직면하여 갑작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의 의미로 사용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변화가 물결치는 지금의 사회에서 경영자들에게는 문제해결의 한 방법으로 통찰의 능력이 필요하다. 이는 상황을 정확하게 직시할 수 있도록 해주고, 문제를 해결할 탁월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이를 통해 경영은 리스크에서 벗어나 순항할 수 있다.

 

 

삶을 행복으로 이끄는 자기 통찰

‘자기 통찰’이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 인생도 리스크가 가득하게 쌓여 있는 안개 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기 통찰이 있는 사람은 내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무엇인지, 혹은 방향성은 맞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더불어 자신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도 알게 된다. 더불어 자신을 잘 알게 되면 관계도 매우 순조로워진다. 사실 이 관계의 문제는 우리 인생 전반을 좌우하는 문제이다. 관계로 인해 행복해지고, 불행해지며, 또 관계 때문에 슬픔과 우울증에 빠지기도 한다. 심지어 잘못된 관계 맺음으로 인해 폭력, 살인 등 범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느냐’가 바로 ‘어떤 인생을 살아가는가’를 결정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자기 통찰은 필수적으로 요소이다. 또 통찰은 자신의 부족한 점, 단점을 잘 알게 해주고, 이를 매워서 더 큰 장점으로 승화시켜주는 도약대의 역할을 한다. 자기 통찰에 대한 인식이 없으면, ‘나’가 누군지를 알 수 없다. 그저 보이는 데로 믿고, 들리는 데로 이해하고, 마음에 드는 생각 그대로 행동할 뿐이다. 반성도 없고, 사색도 없는 이런 상태는 흡사 동물적 본능에만 이끌리는 상태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집요하게 자신의 꿈을 추구하고 인내하고, 관계를 잘 맺어 나갈 리 만무하다. 결과적으로 자기 통찰은 우리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인 ‘행복’을 이뤄내는 매우 결정적인 요소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 자기 통찰의 과정은 매우 괴로운 길을 건너는 과정이다. 사실 사람은 자신의 진정한 내면을 보기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의 상처, 괴로움, 후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고, 그것이 자신을 괴롭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회피하려는 경우가 많다. 상처 입은 자존심, 회복되지 못한 자존감을 정면으로 볼 용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성찰은 곧 ‘어둡고 아픈 나’를 만나는 과정이기도 하다. 알코올 중독, 게임중독, 마약중독은 모두 괴로운 순간들을 잊기 위한 것이다. 심지어는 관계중독이라는 것도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 너무 집착하는 현상이다. 이 역시 홀로 고요하게 자신을 바라볼 자신이 없으므로 끊임없이 시선을 타인으로 돌리면서 자신을 잊으려는 현실도피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현실도피는 결코 해답이 될 수 없으며 상처를 더욱 키우는 역할을 한다. 피부에 염증이 생기고 치아가 아프다면, 가장 먼저 치료를 해야 한다. 약을 바르는 고통도 감내해야 하고, 마취하거나 치아를 뽑은 아픔도 겪어야 한다. 만약 이것이 두려운 나머지 계속해서 회피하면서 진통제에 의존하면 상처는 더 깊어지게 되고, 나중에 겪을 고통은 두 배, 세 배로 늘어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그래서 우리를 하루라도 빨리 자기 통찰을 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신년이 되면 새로운 결심을 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 역시 자신에 대한 깊은 인식과 통찰에 근거하지 않는 한, 곧 무너져내릴 모래성에 불과하다.

 

부정적 인식의 프레임 벗어나야

자기 통찰의 능력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우선 전제되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선입관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수없이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왔다. 부모님에 의해, 친구에 의해 나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고 회사 상사의 평가를 통해서도 나에 대한 일정한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올바를 수도 있지만, 틀릴 수도 있음을 가정해야 한다. 그들의 평가는 나 자신을 한계짓고, 때로는 왜곡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타인이 결정해 놓은 나의 모습’에서 벗어나야 자신에 대한 올바른 통찰이 가능하다. 또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완전히 벗어나야 한다. 이는 스스로 자신에게 프레임의 올가미를 씌우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번 자신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면 모든 면이 다 부정적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긍정성’을 가지고 바라보아야 한다.

 

자기 통찰은 우선 ‘받아들임’에서부터 시작한다. 자신의 과거 상처가 무엇이든, 현재의 단점이 무엇이든, 무조건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그것을 자신의 일부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끊임없는 현실도피의 그림자 속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통찰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관찰’을 전제한다. 세상의 흐름을 관찰한 후에야 비로소 파도를 뚫고 나갈 수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듯이, 자신에 대한 통찰도 자신의 모든 면을 낱낱이 직시한 후에야 이루어진다. 이것은 급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섣불리 판단을 내려서도 안 된다. 너무 빠른 결정은 너무 빠른 포기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통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으로 ‘만족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현실에 대한 불만족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을 비하하는 무한한 블랙홀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왜 더 큰 행복을 갖지 못하지?’, ‘나는 왜 원하는 만큼 돈이 없지?’, ‘나는 왜 더 높은 지위에 올라갈 수 없지?’라며 만족하지 못하는 태도는 끊임없는 허기를 불러일으키게 되고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안겨준다. 그리고 이렇게 좌절한 자신을 보기 싫어하기 때문에 자신을 정면으로 응시하지도 못하게 된다. 따라서 어느 정도 현실에 만족하는 사람들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고, 이렇게 안정된 마음속에서 자신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나갈 수는 통찰력을 기르게 된다.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가 다가오고 있다. 지나간 세월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으며, 앞으로 다가올 나날만이 존재한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계획을 만들지만, 그것은 대부분 나에 대한 것이다. 이것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기 통찰이 필수적이다. 자신을 모르면서 자신을 변화시키겠다는 것만큼이나 어불성설인 일은 없다. 그리고 자신이 잘 변화해야 타인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자녀나 부모님에게도 정성을 다해 그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모든 변화는 ‘나’로부터 시작되고, 그 ‘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자기 통찰이 있어야만 한다. 이제 새해에 꿈을 ‘자기 통찰’로 정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잘한 계획을 세우고 며칠 가지 않아 포기하느니, 차라리 자기 통찰을 하겠다는 계획이 훨씬 더 알차다. 그리고 이것이 잘 된다면, 그때부터 다른 꿈과 목표는 저절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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