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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정치

첩첩산중 문재인, Good & Bad

첩첩산중 문재인, Good & Bad

 

 

어쩌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지금처럼 혼란스러울 때도 없었을 것이다. 국론은 반으로 쪼개지고, 국회는 싸움의 전장으로 변해버렸고, 세상에는 가짜 뉴스가 난무한다. 극우 보수세력들은 ‘청와대로 진격하자’라고 말하고, 또 어떤 이들은 지금이 ‘독재 시대’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러한 혼란의 중심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존재한다. 어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고 말고를 떠나서 그 어느 대통령보다 진정성이 있는 대통령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그런데 왜 이런 분열의 중심에 그가 서 있을까? 올해 4월 총선이 끝나고 5월이 되면, 이제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도 1년밖에 남지 않는다. 본격적인 레임덕이 시작될 수 있고, 만약 보수세력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그들의 칼날은 문재인 대통령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첩첩산중의 길목에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호재와 악재는 어떤 것이 있을까?

 

총선 결과 따라 최악의 상황

앞으로의 1년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 주요 변수는 ▲4월 총선 ▲검찰개혁 ▲남북관계 ▲한미일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외의 다양한 요인들도 있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 짓는 요인은 아마도 이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제일 중요한 것은 4월 총선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만약 승리하게 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앞길은 ‘꽃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 재창출의 청신호가 켜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남은 기간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 가느냐가 중요한 문제지만, 야당의 일방적인 공세에 맥없이 흔들릴 정도는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만약 더불어민주당이 패배한다면 이는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만약 자유한국당이 단독으로 과반수를 넘는 상황은 최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단 이런 상태라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를 보장할 수 없는 지점에까지 갈 수 있다. 국회 과반이라는 막강한 힘을 가진 자유한국당은 각종 국정조사, 특검, 고소 고발을 통해 현재의 여당과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국민의 지지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생각한 보수진영은 더욱 힘을 내 단결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여당들과 연합, 공조를 유지하면서 국정을 쥐락펴락할 수가 있게 된다. 심지어 보수세력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탄핵을 시도할 수도 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당했다는 점, 그리고 그 혼란의 와중에 탄생한 것이 문재인 정권이라는 점에서 보수세력은 문재인 대통령을 탄핵의 절벽으로 밀어붙일 가능성도 크다. ‘우리도 당했으니 너희도 당해야 한다’라는 근원적인 복수심이 우리 정치판을 집어삼킬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다.

두 번째 문제는 검찰개혁이다. 이는 역대 그 어느 정권도 해결하지 못한 문제이다. 그만큼 필요하고, 또 그만큼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추미애 법무부 장관’이라는 3가지 호재가 있음에도 검찰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후반 역시 안정적으로 보장받기 힘들다. 검찰의 칼날이 ‘하명 수사와 선거 개입’을 명분으로 직접 청와대를 향해 있는 시점에서 검찰개혁이 무너지면 이는 곧 현 정권이 무너지는 것과 진배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급했던 4월 총선 야당 승리와 검찰개혁 실패라는 두 가지 악재가 시너지를 이루면 문재인 정권으로서는 자칫 감당할 수 없는 늪에 빠지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과 보수세력들이 ‘경제 파탄’이라는 화두를 들고나오게 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아닐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느 정도 호의적이었던 국민까지 돌아서게 되면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부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

 

 

남한 조롱하는 북한

세 번째와 네 번째 문제는 외교와 관련이 되어 있다. 특히 북한과의 한반도 프로세스는 현재 절벽에 서 있다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애당초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평화를 동력으로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그간의 교착 상태는 물론이고, 이제 북한은 아예 남한을 노골적으로 조롱하고 있다. 지난 1월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담화를 통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남조선 당국이 숨 가쁘게 흥분에 겨워 온몸을 떨며 대긴급통지문으로 알려온 미국 대통령의 생일축하 인사라는 것을 우리는 미국 대통령의 친서로 직접 전달받은 상태이다. (…) 한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 호들갑을 떨었는데, 저들이 조미 관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보려는 미련이 의연 남아있는 것 같다. 끼어들었다가 본전도 못 챙기는 바보 신세가 되지 않으려거든 자중하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제껏 중재자의 역할을 통해 북한을 도와주려 했던 남한으로서는 무엇보다 황당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말에 가장 충격을 받을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다. 만약 북한이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갈 경우, 한반도 프로세스의 정상적인 진행은 쉽지 않은 일이며, 애초 북한과의 평화를 통해 새로운 남한의 미래를 개척하려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심대한 차질이 생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뿐만 아니라 한-미, 한-일 관계도 걸림돌이 될 수가 있다. 미국과 일본은 전통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우군’이자 ‘동맹’이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일정 정도 균열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미국과는 방위비 협상, 일본과는 위안부, 강제징용 노동자에 이어 무역 갈등도 생겼다. 물론 이러한 문제가 생긴 것은 ‘비정상의 정상화’의 과정에서 생기는 것일 수도 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이들 나라와 그간 맺어왔던 우호적인 관계는 우리나라의 많은 희생을 전제로 한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더 이상의 일방적인 희생을 하지 않고 독립 국가의 주권을 정정당당하게 주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마찰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보수세력들이 이를 악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점이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좌파 정부가 전통적인 국가동맹을 망쳤다’라고 평가하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맹공을 가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관점에서 다행인 것은 그나마 지지율이 낮지는 않다는 점이다. 국정 지지율은 50%대에 육박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각각 40%와 20%로 더블 스코어를 이루고 있다. 그간 거쳐왔던 조국 사태와 수많은 장외집회, 보수세력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의 지지율을 지켜낸다는 것은 어쩌면 큰 다행히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결국 모든 상황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4월 총선을 기대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지지율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성공과 실패의 평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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