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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정치

코로나19를 둘러싼 ‘정치적 계산들’

 

코로나19를 둘러싼 ‘정치적 계산들’

 

질병은 질병일 뿐이다. 그러나 국내 정치세력들의 극한 대립은 이러한 질병마저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야당은 여당과 문 대통령의 무능을 탓하고 있고, 심지어 이 와중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또한, 이 질병의 문제는 인종과 국가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야당은 이를 두고 ‘중국 탓’이라고 하고 있으며 또 일부 국민들은 중국인과 조선족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은 우리 정치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대응 선진국은 칭찬, 야당은 비판

최근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여당과 대통령을 향해 “국민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 놓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뻔뻔하게 국민 탓을 한다”고 비난했다. 홍준표 전 대표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권은 ‘재앙 정권’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적었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비난의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마스크값도 못 잡는 사람들이 무슨 집값을 잡고 임대료를 잡겠다는 것이냐는 말이 회자한다”고 전했다. 심지어 미래통합단 주호영 의원은 문 대통령이 봉준호 감독과의 자리에서 웃음을 터뜨린 것과 관련 이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 사태) 한 달은 뭐 한 것이냐. 사망자가 나오고 확진자가 급증하는데도 지난 20일 (청와대에서) ‘짜파구리 파티’를 하면서 그렇게 파안대소하고 판단 착오를 한 것에 대한 분노가 많다.”

물론 야당은 어떤 방식으로든 비판의 자유가 있다. 그러나 봉준호 감독과 만나서 웃었던 것으로 ‘파안대소’, 영화 속 음식을 재현해 먹어보는 것을 ‘파티’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감이 있다. 거기다가 아무런 관련이 없는 마스크값과 임대료를 연결하며 비난을 하는 것은 여당으로서는 충분하게 억울한 일일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이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뛰어난 점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심지어 미국 등의 선진국에서조차 우리나라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코로나19 검사능력을 비판하기도 한다.

노스캐롤라이나대랠프 바릭 교수는 뉴욕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은 하루 1만 건의 검사를 하는데 어째서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하나. 중국에서 무증상 전염과 지역사회 전파가 일어난 사실을 알고 있는데 왜 미국은 하루 수만 명의 검사를 하지 못하는가.”

독일의 유명언론 슈피겔은 ‘한국의 투명성’을 높이 평가했다. 신문은 “한국 정부는 환자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철저한 투명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이런 접근 방식은 전 세계의료진에 새 바이러스에 대한 중요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독일 언론은 “한국에서 감염자 수가 많은 것은 그만큼 한국이 뛰어난 진단능력을 갖추고 있고, 자유로운 언론과 민주적인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보수 야당이 우리나라를 평가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평가다. 물론 ‘같은 한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현 정부의 대응이 눈에 차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이번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것이 팩트에 가깝다. 이러한 사실은 현재의 코로나19 사태를 분명하게 정치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최근 한 보수언론은 ‘재난문자를 남발하는 지자체’라는 주제로 ‘하루에도 수십번 씩 삐이삐이 거려 시민들이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직접 자신의 문자로 받는다는 사실은 피로감보다는 오히려 안도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재난문자마저도 정부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총선까지 영향 미칠 듯

특히 현재 보수 야당은 단어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오히려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봉쇄’라는 말을 썼다가 결국 사의를 표하기까지 했다. 홍 대변인은 “중대본은 지역사회 확산이 시작되는 현 단계에서 봉쇄 정책을 극대화시켜 전파를 최대한 차단하고 방역 대책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대구·경북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확산을 적극 차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말한 ‘봉쇄 정책’에 대해 미래통합당은 ‘대구 경북 지역에 대한 교통을 차단하고 고립시키는 것’으로 해석하고 맹비난을 가했다. 하지만 과연 여기에서의 ‘봉쇄’라는 말이 지역을 고립시키고 사람들이 오갈 수 없게 만드는 그런 ‘봉쇄’인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많다.

중요한 점은 이번 코로나19사태의 이슈는 총선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제 겨우 한 달 정도 남은 총선에서 야당은 분명 이번 사태를 두고 정부와 여당의 탓으로 돌릴 것이며 이를 계속해서 이슈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감염병은 서민들에게 가장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불안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안 심리를 자극해 표를 모으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신천지 사태가 발생한 곳이 대구 경북이라는 점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비록 우연이겠지만, 대구 경북은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곳. 그런 점에서 보수 야당은 선거 기간 중에 정부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집중적인 성토를 통해서 TK의 단결을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천지가 연관되면서 보수 야당에게 꼭 유리한 정국만 펼쳐지지는 않을 수도 있다. 이미 인터넷에서는 ‘신천지-새누리당-박근혜-친박-미래통합당’이라는 구도를 그려나가고 있다. 이제 신천지가 ‘국민 민폐 종교’가 되어 있는 만큼, 이러한 프레임이 국민들의 인식에 좀 더 강하게 인식되면 될수록 보수 야당으로서는 불리한 점이 분명히 있다. 거기다가 이만희 총회장이 최근 기자회견을 하면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왔다는 점은 분명한 정치적 메시지 전달이었다는 해석도 있다. 물론 이는 하나의 ‘해프닝’으로 끌날 것으로 보이지만, ‘신천지’가 계속 거론되는 것은 미래 통합당으로서는 분명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 당의 주요 인물들이 신천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마도 정치인이라면 현실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정치적 입지의 강화에 활용하고 싶을 것이다. 이는 여당이라고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악의’적으로 상황을 과장하고 왜곡하는 것은 정치적 활용과는 다른 문제다. 그것은 국민을 속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를 어떻게 대하느냐가 결국에는 한 국가의 ‘정치의 품격’을 좌우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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