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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리, 축하서신과 답신에 드러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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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본 정치를 좌우했던 아베 총리가 퇴임한 후 제99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정치의 전면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한일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또다른 일각에서는 그런 기대를 하기란 무리라는 말도 있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정책 기조를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과거와 같은 긴장 상태가 계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일단 자신이 정치의 전면에 나선 만큼, 뭔가 ‘변화의 바람’은 존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하나의 변수가 있다. 바로 한중일 정상회담이다. 일본은 미국과 전통적인 우방이지만, 그렇다고 중국 관계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에 있다. 코로나19사태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계속해서 시진핑 주석의 일본 방문을 추진했던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스가 총리의 등장과 한일관계,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우리는 ‘친구’, 일본은 ‘이웃’이라 호칭
지난 9월 21일 스가총리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 축하 서신에 답신을 보냈다. 청와대는 이 사실을 전하면서 “스가 총리가 답신에서 문 대통령의 축하 서신에 대해 감사를 표한 뒤 양국이 중요한 이웃 나라임을 강조했다.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구축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표면상의 메시지로는 큰 문제가 없다. ‘중요한 이웃’, ‘미래지향적 관계’가 주요 키워드였던 만큼, 이웃해 있는 동맹국 정상 간에 주고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이 메시지가 ‘너무 일반적’이라는 점과 답신을 보내오는데 걸린 ‘시간’이다. 
현재 한일 양국은 초긴장 상태를 이어왔다. 그 수준은 경제전쟁의 수위다. 현대 사회의 국가 간의 전쟁이라는 것이 일반적으로 경제적 형태를 뛴다는 점에서 이는 과거 물리적인 충돌의 수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상태에서 ‘중요한 이웃’, ‘미래지향적 관계’라는 키워드는 별로 관계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관계 개선을 위한 특별한 계기의 마련’이나 혹은 ‘중요한 이웃 관계 구축을 위한 대전환’이라는 정도의 메시지는 나와 주어야 관계개선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이 이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없이 일반적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은 향후 크게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보낸 축하 서신에는 ‘한일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하고 대화하고 소통할 중비가 되어 있다’고 보낸 터였다. 한국은 일본을 ‘친구’라고 불렀고 일본은 한국을 ‘이웃’이라고 불렀다. 친구는 심정적으로 가까움을 나타내지만, 이웃은 물리적 거리의 가까움을 나타낼 뿐이다. 친구 간에는 정과 교류가 없을 수 없지만, 이웃 간에는 정과 교류가 없을 수도 있다. 물론 ‘중요한 이웃’이라고 표현했지만, 이제까지 일본의 행태를 본다면 딱히 의미를 두기는 힘든 수식어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할 부분은 스가 총리가 문 대통령의 메시지에 답신하는데 걸린 사흘이라는 시간이다. 외교적으로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는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극성을 보여줄 수 있는 빠른 시간도 아니다. 어떤 의미에서 가장 ‘적절한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고, 그런 점에서 오히려 일본의 관계 개선 의지를 높게 평가하기 힘들다. 그저 외교적인 관례에 딱 맞추어진 의례적인 답신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국, 소통의 자세 유지해야
더구나 스가 총리는 아베 총리의 2인자로 활약하면서 ‘보고 배운 것’이 있다. 바로 ‘한국 때리기’가 자신들의 지지율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아베 총리는 이 방법을 즐겨 사용해왔고 현재 일본의 험한 세력들은 거의 아베 총리 집권 하에 암묵적으로 ‘길러진 세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이러한 방법에 기댈 가능성도 큰데다가 스가 총리의 임기는 현재로서는 1년 정도이다. 향후 유임이나 재선출이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어쨌든 공식적인 기간은 1년에 불과하다. 이런 짧은 시간이 스가 총리에 한일관계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주도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스가 총리는 관방장관 당시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이런 말을 했다.
“아베 정권을 확실하게 계승하겠다.”
자신의 블로그에는 이렇게 썼다. 
“미일동맹을 축으로 하고 중국 등 이웃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겠다.”
그는 ‘중국 등 이웃국’이라고 표현했을 뿐, 한국을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았다. 이는 곧 한국에 별로 적극적이고 싶지 않은 스가 총리의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더구나 ‘아베 정권의 계승’을 제1의 목표로 내세운 이상, 한일관계의 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그들의 입장에서는 어불성설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일본은 이렇게 한국과의 관계를 개선하지 않아도 여전히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일단 일본은 아무리 피해가 크다고는 해도 ‘한국에 밀려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일본은 그다지 좋은 상황은 아니다. 코로나19 방역에는 실패했고, 아베 전 총리의 염원이었던 도쿄 올리픽의 개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수준이다. 여기에 올림픽 유치 당시 IOC위원의 아들에게 거액을 송금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돈으로 산 올림픽’이라는 의구심이 짙게 드리우고 있다. 이는 한 국가에 대한 신뢰의 문제가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거기다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내세울 만한 제품은 거의 없는 상태다.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삼성과 LG가 장악했고, 이제는 중국에도 밀리는 형세이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은 이제 다시 한 번 부흥을 하느냐, 아니면 우리나라에게도 모든 면에서 밀리는 ‘3류 국가’로 전락할 것인가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딱 하나 이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경제적으로 문화적으로 일본을 압도하지 않는 이상 일본이 먼저 유화적인 자세로 나오기는 쉽지 않다. 거기다가 일본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심한 상태이며, 미국과 함께 패권국가로서의 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 따라서 일본이 섣불리 우리나라에게 유화의 손짓을 보내기는 매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물론 한중일 정상회담에 하나의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자리에서마저 일본이 한국을 외면하고자 해버린다면, 딱히 방법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지속적으로 일본에 소통의 열린 자세를 보여주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만 도덕적 우위를 점할 수 있고, 일본의 경제력에 밀리지 않는 우리나라만의 위상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보여준 뛰어난 방역 능력과 정부의 시스템,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1위 제품들, 더 나아가 한류를 통해서 일본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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