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와 바리스타의 전문성으로 비록 그들만의 지식과 정보,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으나 소비자들은 그들의 노력이 깃든 개인 카페와 로스터리를 통해 더욱 폭넓은 음료 경험과 충만한 카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이와 관련하여 오늘은 10년 전부터 스페셜티 개념을 도입하고 자신만의 노하우가 담긴 식음료와 문화를 창출하여 소비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선사해준 카페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커피 추출과 로스팅, 매장 운영을 맡는 바리스타 형과 일본 제과 유학 출신 파티시에 동생의 합작으로 탄생한 이미 로스터스는 10년 이상의 긴 호흡만큼이나 여느 곳과 다른 독특함과 신선함, 특별함으로 소비자의 사랑을 받는 카페입니다. 커피의 맛과 향을 찾아내는 로스터, 각각의 커피에 맞춤형 디저트를 만드는 파티시에, 로스터와 파티시에의 의도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바리스타와 같이 이미의 식구들은 ‘나음’ 보다 ‘다름’을 추구하며 단순히 맛있는 식음료를 넘어 소비자에게 ‘미적 깨달음’을 제공하기 위해 오늘 하루도 충실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같은 메뉴, 다른 느낌

이미는 현재 서울에 총 4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나, 그중 가장 두각을 보이는 지점은 신구로점과 최근 리모델링한 홍대점입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신구로점은 준비된 3가지 원두 중 소비자가 고른 1가지 원두를 에스프레소나 필터 커피로 제공하며, 이와 잘 어울리도록 제작된 디저트를 ‘비스포크 페어링’ 개념으로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비스포크’는 ‘말하는 대로’의 의미로서, 생크림, 우유, 시럽 등 그날 매장에 준비된 재료를 활용하여 소비자는 자신만의 커피 한 잔을 만들어 마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디저트를 흔히 간단하게 배를 채울 때, 심심한 입을 달래거나 달콤한 것이 먹고 싶을 때 찾습니다. 하지만 이미 커피 로스터스는 디저트 하나를 만들 때에도 함께 곁들일 커피의 맛과 향, 질감을 섬세히 탐색한 후 이와 가장 잘 어울릴 재료와 식감을 고려하여 디저트를 만듭니다. 이러한 디저트 덕분에 소비자들도 바리스타가 느끼는 커피의 향과 맛에 공감하며 더욱 즐겁고 직관적인 미식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구로점은 비록 한정된 공간에서 소규모 예약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약 2주에 한 번씩 바뀌는 음료와 디저트를 항상 즐길 수 없어 소비자는 아쉬워하다가도, 10년 동안 변함없이 새롭고 즐거운 미식 경험을 선사해준 이미 로스터스의 다음 디저트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이야기 나눌 홍대점은 ‘수요미식회’에 소개되어 화제가 된 스테디셀러 빙수를 과감하게 포기할 만큼 10년 간의 인테리어와 메뉴에 새로운 변화를 준 매장입니다. 홍대점에서는 앞서 언급된 신구로점과 동일한 원두와 디저트를 사용하지만, 에스프레소와 핸드 드립 중 선택할 수 있었던 ‘비스포크’ 형식이 아닌 오직 핸드 드립 커피만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약 없이 누구나 워크인으로 방문하여 카페를 즐길 수 있으며, 상대적으로 신구로점 보다 더 넓고 여유로운 평수를 자랑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구로점과 홍대점의 가장 큰 차이는 커피 중심의 디저트 페어링이 진행되었던 신구로점과 다르게 홍대점은 디저트를 중심으로 한 커피 페어링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커피의 맛과 향을 심도 있게 즐기고 발견할 수 있는 바리스타와 소비자는 커피 본래의 개성을 다양하게 발현시켜주는 디저트를 찾아 비스포크 서비스가 가능한 신구로점을 방문합니다. 반면 홍대점은 일반 소비자들을 겨냥하여 페어링 된 디저트를 통해 커피의 향미를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대중화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기존에 대중들이 커피에서 느끼지 못했던 향을 디저트의 시각적 요소와 맛을 통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동안 낯설었던 신맛과 바리스타의 커피 설명에 공감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이미 커피 로스터스가 디저트를 한정판으로 제공하는 것으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아쉬움을 느낄 수 있지만, 오히려 저는 이로부터 손님들을 향한 최고의 배려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매번 개성 강한 좋은 생두를 선별하고 그에 맞은 디저트를 개발하는 직원들의 노고만큼 손님들에게 단순히 예쁘고 맛있는 디저트가 아닌 특별한 경험을 오롯이 선사하려는 마음의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조화, 경험, 미적 깨달음

이미 커피 로스터스의 인기 메뉴 ‘행복(행복을 주는 복숭아)’은 미당 농원에서 재배된 제철 복숭아로 만든 디저트로, 리치와 핵과류의 향을 가진 에티오피아 보타바산 커피와 조화롭게 페어링 됩니다. 복숭아 절임과 복숭아 아몬드 크림으로 이루어진 타르트는 코코넛, 생크림, 키위와 파인애플, 홍차의 향과 무화과의 톡톡 튀는 질감 등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은은하면서 강렬한 단맛과 부드러움, 바삭함의 조화가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외에도 ‘라임 베린느’는 라임즙을 이용한 버터크림, 레이디 핑거 쿠키, 라임 몽테크림과 코코넛 무스 크림을 차례로 얹은 디저트로, ‘콜롬비아 로코 시리즈 #10 IPA’가 가진 라임, 허브, 레몬 그라스 향을 메뉴에 잘 표현하였습니다. 이어서 ‘로즈마리 자두 다쿠아즈’는 ‘콜롬비아 로코 시리즈 #11 X6’의 로즈 마리, 바질, 오레가노 등 허브 계열과 상큼한 자두, 오렌지 뉘앙스를 표현하기 위하여 아몬드 다쿠아즈 위에 자두 콩피, 로즈마리 몽테크림, 슬라이스 자두를 올린 메뉴로, 커피와 함께 즐기니 커피의 다채로운 향과 맛, 질감이 더욱 직관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이미 커피 로스터스는 커피와 곁들여지는 디저트로부터 누구나 커피의 맛과 향을 쉽게 이해하고 풍부히 맛볼 수 있도록 그에 가장 적합한 재료를 찾아 메뉴를 고안합니다. 이 때문에 이미 커피 로스터스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곧 향이 되기도 하며, 향으로 느껴지는 것들을 입안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감각적인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미라서 가능한 변화

‘이미 커피 로스터스’의 두 형제가 자신들의 의미와 가치관을 10년 동안의 꾸준한 정성과 섬세한 맛, 신선한 변화에 녹여낸 덕분에 대중들은 낯선 것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고, 더 나아가 돈으로 살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을 통해 ‘이미 커피 로스터스’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에 소개된  ‘이미 커피 로스터스’를 위시하여 대중에게 커피의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불어넣는 개인 카페들의 여정과 노력이 커피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믿습니다. 이는 매년 변화하는 카페 문화와 커피를 더욱 깊이 이해하려는 소비자, 마니아층이 많아질수록 사회가 바라본 바리스타에 대한 인식 및 커피 시장의 활성화와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되기 때문입니다. 칼럼을 끝내며 ‘이미 커피 로스터스’의 ‘이 림’ 대표가 바리스타와 카페의 대표 입장으로서 카페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브런치’, ‘인스타그램’, ‘세미나’가 있으니 카페 경영에 대한 실용적인 지식을 원한다면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인스타그램 @imi.coffee 

글 : 임다운 배동호 사진 : 배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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