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 기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업무 관련 사망률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달리, 북한은 해당 사망률이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사진 Unsplash 제공 
▲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가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조사 기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업무 관련 사망률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달리, 북한은 해당 사망률이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사진 Unsplash 제공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노동기구(ILO)는 UN 내에서 국제 보건 및 노동 문제에 있어 앞장서 온 것으로 높이 평가되는 기관으로서, 그동안 전 세계 일터에서의 질병과 부상을 줄이고자 협력해 왔다.

두 기관은 지난 9월 17일 보건 및 노동 문제에 관한 정기 보고서 중 하나를 발표했다. ‘업무 관련 질병 및 부상에 대한 추정치 공동보고서 2000-2016’(WHO/ILO Joint Estimates of the Work-related Burden of Disease and Injury, 2000-2016)란 제목의 이 보고서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 노동자들의 질병과 부상에 관한 최초의 공동연구로서, 모든 UN 회원국에서 발생한 업무 관련 질병 및 부상에 관한 정보가 상세히 담겨 있었다.

특히 각국의 통계치에 대해 총인원수와 더불어, 대부분의 경우 "10만 명당" 통계치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전체 인구수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 국가들 간 비교를 보다 수월히 할 수 있게 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2016년 업무 관련 질병과 부상으로 인해 약 188만 명의 사망자와 8,972만 명의 장애보정생존연수(Disability-Adjusted Life Years, DALYs) 발생자들이 나온 것으로 추정됐다. 장애보정생존연수란, 근로자들이 업무와 관련된 부상, 장애, 삶의 질 상실 등의 결과로 일생 동안 겪는 시간의 추정치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업무로 인해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한 사람이 2016년 한 해 8,972만 명이었다고 이해하면 된다.

그런데 이 보고서에서 북한의 통계가 유난히 이목을 끌었다.

우선, 북한은 업무와 관련해 근로자 10만 명당 2000년 56.2명, 2010년 78.1명, 2016년 79.5명의 사망률을 기록했다. 2000년에는 오직 네팔(10만 명당 65명)과 시에라리온(10만 명당 61명) 두 나라만이 북한보다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하지만 시에라리온의 경우, 2010년 44.6명, 2016년 40명으로 사망률은 가파르게 감소했다. 네팔 역시 2010년 55.2명, 2016년 52.7명으로 시에라리온만큼은 아니지만 사망률이 감소세를 나타냈다. 오히려 같은 기간 증가세를 보인 북한과는 대조되는 움직임이었다. 조사한 가장 최근의 두 기간 동안 북한의 업무 관련 사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률"이었다. 여기서 장시간 노동이란 한 주에 55시간 이상 일하는 것을 말하며, 이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다시 한 번 최악의 결과를 보였다. 2000년, 해당 사망률에서 북한보다 높았던 국가는 10만 명당 18.7명을 기록한 시에라리온뿐이었다. 하지만 시에라리온의 수치는 2010년 13.8명, 2016년 11.8명으로 차츰 감소했다.

반면, 북한은 해당 사망률이 2000년 10만 명당 17.5명에서 2010년 27.5명, 2016년 28.1명으로 점차 증가세를 보였다. 북한은 결국 2016년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북한의 추세는 우리나라와 극명하게 대비됐다. 우리나라의 업무 관련 사망자 수는 10만 명당 2000년 30.2명에서 2010년 23.2명, 2016년 20.6명으로 꾸준히 감소해왔다.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률 역시 2000년 8.9명에서 2010년 4.9명, 2016년 3.9명으로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북한의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조사 기간 대부분의 국가에서 업무 관련 사망률과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뇌졸중 사망률이 꾸준히 감소한 것과는 달리, 오히려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북한 주민들의 건강과 복지 수준이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