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머스 김규태 대표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률은 OECD 1위로 하루 평균 38명이 삶을 포기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 이후 ‘코로나 블루’라고 할 정도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울증과 무기력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처럼 국민의 정신건강은 점차 악화되고 있지만, 정신건강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취약하다. 지역에 많은 정신과 의원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에 갔을 때 자신이 받게 될 사회적 평가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서비스가 바로 종합 멘탈 헬스케어 플랫폼인 ㈜아토머스가 운영하는 ‘마인드 카페’이다. 현재 이용자만 약 95만 명에 이르고 있으며 매출 역시 엄청난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의 활동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라고 믿는 김규태 대표를 직접 만나보았다.


 

▲ 마인드 카페 모바일 이용 화면(사진=아토머스 제공)
▲ 마인드 카페 모바일 이용 화면(사진=아토머스 제공)
익명의 무료 커뮤니티에서 시작

마인드 카페는 앱과 웹을 통해서 마음이 힘든 사람들에게 심리상담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2016년에 창업해 지금까지 약 95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기업 경영의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특히 2021년 상반기 매출은 작년 대비 무려 1,200%가량 성장할 정도로 놀라운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공인된 학회 자격증, 관련 분야 석사 학위를 소지한 상담 심리사, 임상 심리사에게 언제든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결혼과 육아, 직장, 진로, 트라우마, 중독 등 다채로운 분야에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상담으로 부족한 사람들은 오프라인 센터를 방문해도 된다. 2020년에 한남과 분당에 직영 오프라인 상담센터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지나 정서검사, 진로 학습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김규태 대표가 처음 창업을 하려고 했던 것은 어려서부터의 기질과 자신의 경험이 함께 결합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부터 유난히 창업에 관심이 많았고, 창업 아이템의 선정과 시작에는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미국으로 유학을 갔는데, 당시 심적으로 매우 힘든 상태가 되었습니다. 다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았고 우울감과 불안감을 느꼈습니다. 그때 학교에서 심리상담사를 추천해주었고, 그분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후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을 하려고 했을 때 자연스럽게 저의 경험이 떠올랐고, 내 사업이 더 많은 사람의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본격적인 창업에 나섰습니다. 주변 지인 중에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 전문가들이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 초기, 마인드 카페는 ‘비대면을 통한 익명의 무료 커뮤니티’로 시작했다.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웹상에서 모여 자신의 상태를 고백하고 서로 위로하는 소통의 창구로 만들었다. 이후 전문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결합해서 그들에게 더욱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점점 마인드 카페가 알려지면서 보다 많은 사람이 모이게 되고 본격적인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이때가 2020년이었다. 저렴한 비용으로 전문가와 채팅, 전화 등으로 상담을 받게 함으로써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회복을 중점적으로 도왔다. 하지만 이렇게 실질적인 헬스케어를 하면서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 아토머스 김규태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 아토머스 김규태 대표(사진=데일리뉴스 DB)

대기업 근로자를 위한 프로그램 제공

“국내에 멘탈 헬스케어를 하는 업체들은 매우 많지만 대부분 건강기능식품을 판다거나 혹은 커머스를 진행하고, 광고 대행으로 매출을 만들어냅니다. 우리 회사가 유니크한 것은 이런 외부적인 매출 구조가 전혀 없으며 케어 콘텐츠 그 자체로 직접 고객들로부터 매출이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저희는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해 수준이 높은 상담사들과 전문가들이 상담을 하기 때문에 확실히 사람들의 피드백이 좋고, 충성도가 매우 높습니다.”

현재 김 대표는 더욱 진화한 ‘디지털 치료제’의 개발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실제 섭취하는 약물은 아니지만, 의약품과 같이 질병을 치료하고 정신건강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한다. 그간 정신적인 문제에 대한 치료제는 알약이나 캡슐을 활용한 저분자 화합물에 이어 항체, 단백질, 세포를 활용한 생물제제가 활용되어 왔다. 여기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치료제는 ‘3세대 치료제’로 불리고 있다. 특히 아토머스는 식약처가 추진하고 있는 ‘의료기기 제품화 단계별 전주기 지원 사업’에 공모해 ‘디지털 치료제 개발 기업’으로 선정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어떻게 소프트웨어가 치료제가 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있다. 하지만 혁신적인 기술의 발전은 충분히 ‘치료제’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한다. 

“식약처의 기준을 엄격하게 따르면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도 정확한 임상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일반 의약품과 마찬가지로 명확한 임상시험을 거쳐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된 제품만 처방전을 내리고 공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서 치료 효과는 자연스럽게 입증될 것이고 일반인들도 그 효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 확실합니다.” 

디지털 치료제는 그 처방과 공급의 방식도 매우 흥미롭다. 의사가 환자에게 디지털 치료제가 필요하다고 판단이 되면 처방전을 약국에 발송하게 되고 약사는 환자에게 치료제 코드를 문자나 이메일로 발송하게 된다. 그 후 환자는 앱 마켓에서 코드를 입력해서 치료제를 사용하면 된다. 

김 대표는 대기업들과 협약을 맺고 ‘EAP’라고 불리는 근로자 심리지원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 GC녹십자, 네오위즈, 샌드박스 네트워크 등의 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과거 대기업의 직원들에게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대면상담 위주였기 때문에 시공간의 제약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대면상담에 대한 거부감 등의 문제점으로 접근성 및 사용 빈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적극적인 근로자 상담을 통해 기업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 및 정신건강 문제 감소 효과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업무 생산성은 36%가 증가했고 불안 증세가 50% 감소했으며, 업무 시간 손실은 5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기업의 경쟁력에도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 블루 등으로 최근 더욱 대두되고 있는 근무 환경 조성 및 노사 갈등 이슈와 관련한 여러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안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또 앞으로도 금융사, 제약사, IT 분야 대기업 및 정부 지자체를 포함한 10여 개의 대규모 기관들과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어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아토머스 사무실 입구(사진=데일리뉴스 DB)
▲ 아토머스 사무실 입구(사진=데일리뉴스 DB)

늦어도 내년 상반기 일본 진출

또한 김규태 대표는 상생협력 문화의 확산을 위해 공익적인 목적으로 심리상담을 진행하기도 한다. 현재도 강남구 청소년 쉼터와 MOU를 체결해서 쉼터 입소 청소년의 심리 정서 보호와 증진을 위해 위기에 처한 청소년을 상담하고 있다. 또 소방동우회의 함께 소방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DS)’ 상담 프로그램을 공급했으며 삼성생명과 자살 예방프로그램 및 아산나눔재단과 마음 치유 콘서트도 진행했다. 특히 2019년에는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소속 국민 소통 특별위원으로 위촉되어 전국 청년 정책 현장과 서울 시정의 연계-협력 활성화를 위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규태 대표는 3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큰 발전을 해오긴 했지만, 여전히 자신이 ‘결핍’을 많이 느낀다고 말한다. 

“사업을 하기 위해 제 주변에 펼쳐진 좋은 환경을 먼저 보기보다는 오히려 부족하고 개선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에 더 많은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이렇게 결핍을 느끼고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아마도 성장의 속도가 더 빨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가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경영자로서의 제가 뭘 해야 하는지 자기 성찰도 많이 합니다. 판단의 기준도 더 높이기 위해 늘 엄격하게 고민하고, 깊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마인드 카페는 지금 대한민국 1위의 멘탈 헬스케어 업체이지만, 국내에만 머무를 생각은 없다.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일본으로 진출, 비대면 익명 커뮤니티를 만들어 사업의 기초를 닦을 예정이다. 사업 성공 여부는 객관적으로는 당연히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제까지 3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마인드 카페를 성공적으로 운영해온 능력을 본다면, 일본 진출의 성공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예상할 수 있다. 향후 마인드 카페가 더 성장해 전 세계인의 정신건강이 더욱 밝아질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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