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스’라고 하면 일상에서 음식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용도도 있으니 바로 산업용 가스이다. 금형을 비롯한 뿌리 산업은 물론이고 기계, 전자, 화학, 식품 분야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반도체 산업이 잘 나가는 배경에는 이 산업용 가스의 원활한 공급이 자리하고 있으며, 생명을 구하는 병원에서도 의료용 가스가 필수적이다. 그만큼 가스 산업은 우리 산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1989년 설립된 삼정가스공업(주)의 심승일 회장은 지난 33년간이나 가스 산업에 투신해왔던 ‘가스 업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다. 현재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이자 (사)한국고압가스제조충전안전협회 회장,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올해 개최된 제56회 모범 납세자의 날에 기획재정부장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이는 작년에 이은 두 번째 수상이다. 국민에게 주어진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하면서도 가스 산업의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심승일 회장을 만나 향후 가스 산업의 발전에 관한 대담을 나누어 보았다.

▲ 삼정가스공업(주) 심승일 회장
▲ 삼정가스공업(주) 심승일 회장

가스 안전 위한 법 개정에 심혈

삼정가스공업은 창립한 이후 현재까지 ‘안전사고 제로’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안전하고 투명한 관리 시스템을 확립한 것은 물론 투명경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해 왔다. 여기에 매년 성실한 납세를 통해서 타의 모범이 되고 있다. 우선 심 회장으로부터 수상에 대한 소감부터 들어보았다.

“성실한 납세는 기업인이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직하고 투명하게 경영해야 회사도 발전할 수 있고, 존경도 받을 수 있습니다. 전 직원들이 함께 노력한 상이라고 생각하며, 그러기에 더욱 뿌듯합니다. 앞으로도 ESG 경영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성실한 납세를 기본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꾀하는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삼정가스공업은 전국에 걸쳐 여러 계열사가 있다. 삼정특수가스, 삼정산업가스, 삼정가스화학, 삼정가스텍, 삼정에너지 등이다. 여기에 의료용 가스만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삼정바이오솔루션, 설비 분야에서는 삼정엔지니어링까지 포함하고 있다. 산업용 가스에서도 매우 다양한 시장들에 대응하기 위해 그간 계열사를 꾸준하게 확장해왔다. 

현재 모 회사라고 할 수 있는 삼정가스공업은 고압가스, 레이저, 특수 혼합가스를 제조, 충전하고 있으며 탱크로리 30여 대, 수송차량 및 영업 차량 100여 대를 보유하며 전국 5,000개의 고객사와 협력하고 있다. 

심승일 회장은 단지 자신의 회사만 잘 운영해왔던 것이 아니라 업계의 발전을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왔다.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직은 지금까지 9년을 유지해왔으며, 이로써 심 회장이 업계에서 얼마나 높은 지지와 신뢰를 얻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특히 연합회 회장으로서 그가 무엇보다 신경 쓰는 것이 바로 수급의 안정과 다양한 안전대책의 마련이다. 가스는 우리 산업 전반에 공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만약 수급이 불균형해졌을 때는 국내 산업계에 상당한 타격을 입히게 된다. 따라서 이런 부분을 절대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 사전에 철저한 계획을 통해서 수급을 안정시켜 왔다. 안전 부분에 대한 대책에도 많은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심 회장이 집중하는 것은 안전과 관련된 정부의 대책에 대한 것이다. 현재 관련 법이 매우 애매하게 되어 있고, 정부 당국에서 이를 개정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하지 않아 심승일 회장이 이를 주도하면서 정부와 협상을 해나가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과의 신뢰’

“무엇보다 안타까운 일은 지금 산업용 가스업계에 적용되는 법이 무려 30년 전에 만들어진 법이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당시보다 수요가 20배는 더 늘어났고, 기술도 빠르게 발전해왔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러한 변화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예를 들어 액화가스의 경우 신고기준이 250kg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이상을 한꺼번에 보유하면 불법인 셈이죠. 하지만 250kg만 보유하고 있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추게 됩니다. 의료용 산소의 경우에 갑자기 부족하게 되면 환자의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진이 잦은 일본의 경우에는 3톤까지 보유가 허락되는데,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무려 250%의 강한 규제가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현재 가스업계에서는 어쩔 수 없이 불법, 탈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몰려 있다. 결국 이러한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무려 3년이라는 시간동안 팔방으로 뛰어다니게 되었고, 250kg을 500kg으로 늘리는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심승일 회장이 직접 과거 이낙연 총리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그렇게 해서 겨우 일이 풀려나갔다. 

“특히 중대재해보호법은 현재 산업용 가스 업계의 큰 이슈입니다. 관련한 법이 너무도 애매모호하게 되어 있다 보니 만약 사고가 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기업은 억울하게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을 수가 있고, 이렇게 되면 산업이 위축될 위험성마저 있습니다.”

실제로 누군가의 신고로 인해 산업용 가스를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다가 적발이 되면 업체들은 큰 타격을 입는다. 삼정가스의 경우에도 약 20억 원의 손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따라서 법 개정은 매우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할 과제임이 틀림없다. 특히 이 부분은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야기할 수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심승일 회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업계 인사들과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가스안전협의회’를 만들어 공론을 주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역시 원활한 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심승일 회장은 법 정비 및 안전 제도 확보에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열정은 바로 ‘고객과의 신뢰’를 철저하게 지키려는 심 회장의 올바른 사업 태도에서 기인하고 있다. 과거 가스 파동이 났을 때 심 회장은 중국으로부터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수입해 손해를 보면서도 제품을 팔기도 했다. 

“사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신뢰’라고 봅니다. 따라서 저희의 거래 기업들이 힘들지 않도록 저희가 손해를 감수하고 파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늘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비록 손해를 보더라도 반드시 신뢰를 지키라고 말합니다. 또한 어려울 때는 항상 도와주고 친절하게 고객을 대하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삼정가스공업(주) 전경
▲ 삼정가스공업(주) 전경
가업승계로 새로운 도약 예정

실제 심 회장은 과거 오랜 기간 거래한 기업의 결제 대금을 무려 1년 정도나 미뤄준 적도 있다고 한다. 그 이후 잠깐의 어려움을 이겨내더니 더욱 크게 비상하는 회사의 모습을 보면서 매우 뿌듯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무척 애를 쓴다고 한다. 

현재 심승일 회장은 가업승계를 진행하고 있다. 아들인 심재우 경영기획실장은 동종업계의 외국계 기업에서 5년을 근무한 후 최근 회사에 입사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한국 기업의 실상을 좀 더 파악하기 위해 고려대학교 MBA 석사 과정도 이수했다. 그간 경영을 위해 영업, 관리, 회계, 인사 분야를 골고루 배워왔고 이러한 체계적인 지식 아래 회사의 규모를 좀 더 키우면서 산업용 가스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려고 노력할 예정이다. 앞으로 회사의 새로운 시스템과 경영의 변화가 예고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심 회장은 마지막으로 협회 회원사와 직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우리는 모두 한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가족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다면 누구보다 먼저 도와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협회 차원에서는 서로 과당경쟁을 하면서 제살깎아먹기를 하지 말고 법을 제대로 지키면서 함께 상생하는 경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직원들은 우리 회사의 주인입니다. 저는 정년퇴임 기간이 지난 분들도 계속해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회사를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 앞으로도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서로 협력, 상생하면 반드시 가스업계도 과거보다 더 큰 발전과 희망이 생기리라 확신합니다.”

일평생 한국 산업용 가스 산업에 헌신해온 심승일 회장과 이제 그 역사를 이어 나갈 심재우 실장. 부자(父子)가 힘을 합쳐 새로운 프런티어로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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