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종사하던 예비창업자들은 어느새 가게를 책임지는 멋진 사장님이 되었고 우리는 그들의 경험과 지식으로 이루어진 줄 지어진 카페와 음식점을 통해 행복감을 충족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몇년 전 만해도 카페와 음식점이 지금과 같이 넘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것!

지금과 같은 현상을 만들어준 것은 다름 아닌 ‘인스타그램’ 시대가 열리면서 시작되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 특별한 아이디어와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사진 하나로 기대 이상의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카페투어’ 라는 카테고리를 시작으로 스페셜티를 다루는 개인 카페가 투어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카페를 대중화 시킨 것에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sns는 양날의 검이 되어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를 발생시켰다. 과시와 자랑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 의미없는 사진은 아쉽게도 일회용 브랜드와 음료로 전락시켜 자신의 개성을 담은 커피를 제공하는 생산자에게 큰 회의감을 부축였기 때문이었다.

오늘은 그 과정 속에서 태어난 ‘군드립’ 그리고 ‘임하람 바리스타’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한다.

 

‘군드립’ 그리고 ‘임하람 바리스타’

합정 2번 출구 페어커피(시사뉴스매거진 12월)를 지나면 ‘지하에 로스터리 카페 밤 10시까지 분위기 ? 깡패지’ 줄여서 “지리지?” 라는 푯말을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 있는 군드립은 클럽 혹은 몽환적인 밤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인더스트리얼 인테리어를 토대로 어두운 조명과 벽에 칠해진 예술적인 페인팅으로 디테일이 그 완성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색다르면서도 카페의 분위기와 매우 잘 어울리는 점을 꼽자면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커피가 아닌 차분한 느낌의 필터 커피로만 제공이 가능했고 커피와 아이스티는 예상과 다르게 강렬하고 자극적인 느낌보다 은은하고 다채롭게 퍼지는 향이 깨끗한 느낌을 주었다.

 

군드립에서 추구하는 커피, 더 재밌게 즐겨보자

군드립의 커피는 샘플로스팅과 비슷한 스탠다드한 로스팅을 추구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기교없이 기본에 충실하게 생두 본연의 향과 맛을 여실이 들어낸다는 의미로서 겉으론 쉬워보이지만 생두에 대한 다양한 지식, 경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몇년 전 부터 댐퍼를 고정하고 아티산(로스팅 진행과정을 보여주는 그래프)을 참고하여 화력을 구간마다 다르게 주는 방식과 다르게 댐퍼에 좀 더 많은 의미를 두고 로스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댐퍼의 역할을 쉽게 말하자면 주전자 뚜껑에 비교할 수 있을 듯하다. 뚜껑을 닫으면 내부 열은 오르면서 잘 보존될 것이고 열어두면 내부의 열은 떨어지는 원리를 이용한다는 것이다.

 

생두를 고르는 기준을 봐도 회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개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다양한 곳에서 특이하고 생소한 것들을 구입한다. 그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노트(향)를 가지고 손님들에게 신기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것이 그와 손님이 재밌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브라질, 에티오피아, 콜롬비아 보다 인도, 파푸아뉴기니, 볼리비아 등 생소한 국가의 생두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

 

군드립

군드립의 군은 밀리터리 감성의 군, 오래도록 계속한다는 꾼으로 그 의미들이 모여 완성된 하람군이란 별명에서 비롯되었다. 커피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나 즐겁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본격적으로 본인의 개성을 녹인 카페를 여는 것에 매진하게 되었다. 그런 찰나에 주변 지인들의 추천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레드 오션’ 이라 불리는 수 많은 카페를 찾아다니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매번 일회성으로 찾게된 카페는 쉽게 질리기 시작했고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인스타에 올리는 게시물이 의미없는 의무감으로 다가와 마치 귀찮은 숙제가 되었다고 한다. 그 경험을 토대로 카페투어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주 가는 카페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만들어 선택권을 부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인스타그램을 활용했다. 그 활용법의 의미를 개인적인 견해로 풀어보자면, 카페의 브랜드 가치는 많이 비춰지는게 아닌 그 가치를 이해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올라간다는 것이다. 단순히 카페에 왔다는 출석보다 이 카페가 왜 좋은지에 대해서 알려줄 수 있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이야 말로 소비자와 카페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멋있는 sns 순기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카페를 창업하기 위해선 맛좋은 음료와 디저트는 물론이고 인스타그램에 올릴 수 있는 예쁜 공간을 만드는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정체성을 솔직하게 들어낼 수 있는 컨셉이야 말로 단골손님을 만들어 오래도록 소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힙합음악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고 홈카페가 가지고 있는 잠재된 가능성에 집중하여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군드립 커피를 맛 볼 수 있는 개성있는 드립백과 원두를 착한가격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의 가게에서 볼 수 있는 어려운 메뉴판과 필터커피만 고수하는 이유도 커피를 쉽게 설명하면서 한번이라도 고객과 소통하기 위해 만든 명분이라고 볼 수 있었다.

소통 안에선 창업에 대한 이야기도 같이 해볼 수 있다. 창업을 준비할 때 필요한 다향한 서류, 작업 동선, 마케팅 방법을 구상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듯하다. 무턱대고 로스터기를 설치하거나 다른 카페의 컨셉을 따라한다고 장사가 잘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여건에 알맞은 실용적인 조언 혹은 지식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마지막으로 카페투어를 하는 손님들의 입맛은 높아졌고 커피시장도 그에 맞게 수준이 매우 발달했다고 종종 듣곤한다. 하지만 그 기준은 동네와 가게마다 다르며, 좋은 커피 보다는 셀카를 찍기 알맞은 조명, 크로플과 같이 겉바속촉에 달달한 메뉴만 있으면 맛집으로 되는 현상을 두고 입맛에 대한 기준이 높아졌다고 하기엔 많이 민망하지 않을까 싶다.)

 

4월 군드립은 코로나를 이겨내고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세월의 고생에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모든 일이 잘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임다운 작가, 배동호 바리스타 

이광훈 바리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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