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상고 총동문회, (유)신양해운 나형운 회장

군산상고 야구부는 우리나라 야구 역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국내 4대 메이저 고교 대회를 모두 우승한 팀이며, 1972년 황금사자기 결승전에서 보여준 대역전극이 여전히 국민의 뇌리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당시의 장면은 ‘한국 야구 100년사를 화려하게 수놓은 최고의 명승부’로 회자하고 있다. 이러한 군산상고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갈 새로운 총동문회 신임회장이 추대됐다. 지난 6월 4일, 군산상고 총동창회는 에어본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정기총회를 갖고 신임회장에 나형운 (유)신양해운 대표를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로타리클럽 등 지역에서 오랜 시간 봉사활동을 해왔던 나형운 대표를 만나 향후 동창회의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 군산상고 총동문회, (유)신양해운 나형운 회장(사진=조현정 기자)
▲ 군산상고 총동문회, (유)신양해운 나형운 회장(사진=조현정 기자)

동문회의 화합과 단결이 제일 중요

나형운 대표가 군산상고를 졸업한 지도 이제 40여 년이 되어간다. 35회 졸업생인 그는 여전히 과거 ‘야구의 명가’ 군산상고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야구를 통해 선후배가 하나 되었던 당시에는 결승전에 진출하게 되면 버스를 빌려 동문과 함께 응원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제 총동문회 회장이 되었으니 학교에 대한 애정은 당연하고, 앞으로 학교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한다.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군상상고는 이번 기회를 통해 한 번 더 명문으로 앞서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의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의 발전과 동문회의 단합입니다. 그간 약간의 분열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만장일치로 저를 회장으로 추대함으로써 ‘군산상고 동문은 단결할 수 있다’는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현재는 학교도 낙후하고 학생 수도 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동문들이 얼마나 모교를 지원하고 사랑을 아끼지 않느냐에 따라서 이런 부분도 앞으로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2년 동안의 임기 중에 최선을 다해 봉사와 헌신을 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해봅니다.”

군산상고는 유력 인사들도 적지 않게 배출했다. 변호사, 국회의원, 은행장, 지점장, 군산시장 등이다. 상고라고는 하지만, 졸업 후 사법시험 등의 시험을 통해 공무원으로 적지 않게 진출했다고 한다. 현재 동문들은 2만 명이 넘고 있으며, 정기총회가 이뤄지면 500여 명 정도가 참석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군산상고의 인문계 전환에 대한 논의가 학내외를 달구고 있다. 일부는 더욱 많은 학생 수를 위해서인문계로 전환해야 한다고도 하고, 또 한편에서는 특성화고등학교로의 전환을 말하기도 한다. 시대가 변했으니, 이제 ‘상고’의 위상에서 더욱더 전문화된 교육기관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야구로 일가를 이뤄낸 ‘군산상고’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하는 이들도 많다. 물론 이러한 변화가 지금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다. 동문과 교장, 그리고 교사들까지 참여하는 폭넓은 의견 수렴을 하는 중이다. 

다만 야구의 환경은 많이 달려졌다고 한다. 지금도 52명의 선수가 있는데, 과거에는 가난한 학생들이 야구를 많이 했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한다. 또 선수 생활을 하더라도 학교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고, 인성도 중요해진 시대라고 볼 수 있다. 

 

▲ 군산상고 전경(사진=디지털군산문화대전)
▲ 군산상고 전경(사진=디지털군산문화대전)

가장 소중한 것은 가족

나형운 회장이 총동문회장에 추대된 것은 그가 오랜 시간 보여주었던 투철한 봉사와 헌신의 자세 때문이다. 그는 올해로 12년째 매년 2천만 원 이상의 성금과 물품을 어려운 이웃에게 기탁해왔다. 또 서군산 로타리 활동도 하고 있으며, 지인들로부터 “내년에는 꼭 회장으로 취임하라”는 압박 아닌 압박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 역시 그가 평소 주변에 어떤 모습을 보여주었는지를 알게 해준다. 

그는 현재 (유)신양해운을 이끄는 기업인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월급쟁이를 하다가 13년 전에 현재의 회사를 인수해 선박 임대, 도서 지역으로의 해상운송 등을 해오고 있다. 이 업계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았지만, 나 회장만큼은 타격이 거의 없고 오히려 작년보다 올해에 더 매출이 오르고 있다고 한다. 

“저는 사람들을 만날 때 늘 저의 이익을 염두에 두기보다는 내가 좀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가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덕이 좀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늘 도와주려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펜데믹 사태에도 빛을 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다가 직원들에게도 다른 회사에 비해 많은 월급을 주고 오래 근무하는 사람들을 우대합니다. 직원들도 무척 친절하며, 일을 깔끔하게 잘 마무리합니다. 이런 직원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사업을 해나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 회장이 무조건 직원들에게만 일을 맡겨 놓는 것은 아니다. 현장에서의 잔뼈가 굵은 만큼, 늘 현장을 둘러보며 문제를 해결하고 거래처에 많은 신경을 쓴다고 한다. 

그가 사업에 열심히 하는 것을 넘어 이웃에게도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그의 과거 때문이기도 하다. 무척이나 어려웠던 상황에서 혼자 자수성가를 했기 때문이다.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가족’입니다. 결혼 초기에 단칸방에 살면서 온갖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렇게 힘든 생활을 하면서도 든든하게 내조해주었던 아내에게 지금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한 아이는 공무원이고, 또 한 아이는 저의 사업을 잇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힘들고 어려웠던 과거가 많이 생각나고, 또 그것이 지금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앞으로 나형운 회장이 무엇보다 신경을 써야 할 일은 단연 총동문회의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동문 회장들의 성과를 이어받고 이제 새로운 미래를 밝혀나가야 할 엄중한 책무가 그에게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나형운 회장에게 동문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부탁했다. 

“무엇보다 화합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를 이뤄내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도와주는 일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욕심만 차려서는 결코 화합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선배들이 이렇게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 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더 관심을 쏟고, 앞으로 학교 발전도 제대로 이루어지리라고 봅니다.” 

 역전의 명수였던 군산상고 야구부. 나형운 회장이 그 에너지를 이어받아 반드시 동문의 단결과 학교의 발전을 이뤄낼 수 있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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