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최근 전력기기연구본부 하동우·고락길 박사팀이 액체수소를 장기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사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최근 전력기기연구본부 하동우·고락길 박사팀이 액체수소를 장기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사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수소 에너지 상용화가 한 발 더 가까워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기연구원(KERI)은 최근 전력기기연구본부 하동우·고락길 박사팀이 액체수소를 장기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전했다.

현재 전국에 퍼져 있는 60여 개의 수소 충전소는 전부 기체 형태로 수소를 저장한 뒤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때 수소가스는 부피가 크므로 고압으로 압축 후 단단한 탱크나 트레일러에 저장해야 한다.

이때 압축 수준이 약 700배에 달해 폭발 위험성이 상존했고, 수소 불꽃은 색이 없는 탓에 식별 불가능 위험성도 있어 장기 저장과 수송에 있어 많은 애로를 겪었다.

이러한 고압 기체 형태 저장 방식의 대안으로 제시된 것이 액체수소 저장 방식이다. 액화된 수소는 기체일 때보다 부피가 800배나 작아 보관 안정성이 높고, 운송 효율도 7배 이상으로 높다는 장점을 지니기 때문이다.

다만, 수소는 영하 253°C에서 액화되기 때문에, 극저온 팽창기, 열교환기, 밸브, 저장탱크 등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하며, 액화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소모돼 비용 역시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더불어 저장 용기 안에서 온도가 조금만 변해도 수소가 증발되는 탓에 장기 보관과 수송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다. 어렵게 수소를 생산했더라도 저장이라는 두 번째 난제에 맞닥뜨리는 것이다.

▲ 한국전기연구원 전력기기연구본부의 하동우 박사(왼쪽)와 고락길 박사(오른쪽)/사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 한국전기연구원 전력기기연구본부의 하동우 박사(왼쪽)와 고락길 박사(오른쪽)/사진 한국전기연구원 제공
그러나 이번에 KERI가 개발한 `액화수소 제로보일오프(Zero Boil-off)` 기술은 온도 변화로 수소가 증발되더라도 극저온 냉각을 통해 100% 재응축해 자동 액화시킴으로써 그동안 액체수소 저장 방식이 겪고 있던 문제를 해소했다. 연구팀은 40여 리터의 액체수소를 생산해 2개월 이상 손실 없이 보관하는 데 성공하며 이 기술의 성능을 증명해 보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액체수소 상용화를 크게 진전시켰다는 데 의의가 있다. 지금까지는 충전소 등에서 부피가 큰 기체 수소를 보관하기 위해 많은 부지를 이용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를 크게 줄이고 면적 대비 수소 저장량을 대폭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소 저장의 안정성도 비약적으로 높여 주민들에 의한 시설 수용도 보다 쉬워질 전망이다. 아울러 수송에 있어서도 훨씬 많은 양의 수소를 더 안전하게 옮길 수 있게 됐다.

KERI 고락길 책임연구원은 "액체수소의 장점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만들고 장기간 보관하는 기술이 관건이었는데, KERI가 최고 수준의 극저온 냉동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난제를 간편하면서 효과적으로 해결했다"라면서, "이는 향후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와 탄소중립 정책 실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