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크 스토어’란 이름은 인건비와 매장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방문 고객은 받지 않는 '불 꺼진 슈퍼마켓'이란 의미에서 유래했다. 즉,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도심 내 소규모 물류거점에서 배송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 수요에 대응하고자 오로지 온라인 배송용 상품만을 보관·포장·배송하는데 특화됐다는 게 특징이다/사진 Unsplash 제공
▲ ‘다크 스토어’란 이름은 인건비와 매장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방문 고객은 받지 않는 '불 꺼진 슈퍼마켓'이란 의미에서 유래했다. 즉,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도심 내 소규모 물류거점에서 배송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 수요에 대응하고자 오로지 온라인 배송용 상품만을 보관·포장·배송하는데 특화됐다는 게 특징이다/사진 Unsplash 제공

코로나19 사태 이후 온라인을 이용해 상품을 거래하는 e-커머스(전자상거래) 소비가 활성화된 것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현상이며, 일본도 이러한 온라인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시장이 크게 확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시장조사 정보업체 후지 경제가 지난 2월 18일 발표한 '통신판매·e-커머스 비즈니스의 실태와 향후 2021'(通販・e-コマースビジネスの実態と今後 2021)란 제목의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내 통신판매·e-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1년 15조 1,127억 엔, 2022년 16조 4,988억 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중 카탈로그와 TV 통신판매를 제외한 e-커머스 시장이 무려 88%를 차지했으며, 해당 시장은 2021년 13조 3,092억 엔, 2022년 14조 6,813억 엔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Aeon 그룹 등 일본 소매 유통 대기업도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업 강화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Aeon 그룹의 지난 2월 결산 보고서에는 “온라인 슈퍼마켓 서비스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소매업 분야에 고객이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받을 수 있는 '픽업!' 서비스 제공 점포를 늘리는 등 상품 수령 방식 다변화를 진행 중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또 코로나19 속 온라인 수요가 급속히 확대되는 가운데 "온라인 슈퍼 사업에서 향후 물품 공급 부족에 따른 품절 등에 대응하고자 시스템 개보수, 오전 배달 확충, 배송 품목 확대를 위해 투자를 늘릴 것이다"라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런 e-커머스 시장에 부는 훈풍을 타고 일본 소매업계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음에도 아직은 배송 지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남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이런 배송 시간 단축을 위한 해결책 중 하나로 '다크 스토어'(Dark Store)가 주목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 스토어’란 명칭은 인건비와 매장 인테리어를 최소화하고, 방문 고객은 받지 않는 '불 꺼진 슈퍼마켓'이란 의미에서 유래했다. 고객으로부터 주문받은 상품을 도심 내 소규모 물류거점에서 배송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증가하는 온라인 주문 수요에 대응하고자 오로지 온라인 배송용 상품만을 보관·포장·배송하는데 특화됐다는 게 특징이다. 

상품의 적재부터 배송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유통 서비스를 뜻하는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를 도심 내 거점마다 더욱 작게 세분화함으로써 보다 정밀하고 신속한 물류 유통을 가능하게 한 마이크로 풀필먼트(Micro Fulfillment) 서비스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기존의 풀필먼트는 주로 도시 외곽에 있는 대형 물류센터에서 목적지로 배송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다크 스토어의 경우에는 매장이 도심 내 주문자 근처에 인접해 있으므로 좀 더 빠르게 물건을 배송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매장 내 이미 물건의 재고가 있다면 주문 후 수 분 내로 물품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일본에서는 최초의 다크 스토어 'OniGO'가 지난 8월 도쿄 시부야에서 1호점을 열었다. 매장 내 재고를 진열해 놓았지만 물건 구매와 주문은 전부 온라인을 통해 처리한다. 온라인으로 주문이 들어오면 포장 직원(Picker)이 매장 내 물건을 담아 포장하고 라이더가 배달하는 방식이다.

이를 기존 온라인 시장과 비교하면 배송 속도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기존 온라인 시장의 경우 주문 후 배송까지 수 시간이 걸리고, 만약 주문 시간이 저녁이라면 주문자는 아무리 빨라도 다음날에야 상품을 수령할 수 있다. 반면 OniGO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 사이, 반경 1.5km 내 지역의 주문이라면 10분 내로 배송한다. OniGO 측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까지 수도권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점포를 1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다크 스토어는 향후 일본 소매업계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배송으로 판매자와 주문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매장의 인건비와 인테리어 비용 등 고정비도 절약해 주기 때문이다. 

또 앞으로 비약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빅데이터, 5G, 사물인터넷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고객별 맞춤형 재고 구매를 최적화하고, 자동화와 전산화 시스템까지 구축한다면 물류 유통업계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국내 관련 업계에서도 관심을 두고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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