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불 끄기 ‘총력’… 3회 연속 인상 ‘빅스텝’ 감행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결국 기준금리를 한번에 0.50%포인트(p) 올렸다. 끝없이 오르고 있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이른바 '빅 스텝'을 감행한 것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1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75%인 기준금리를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기에 대해 “앞으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겠지만, 수출이 둔화될 것으로 보여, 올해 성장률이 지난 5월 전망치(2.7%)보다 다소 내려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소비자물가도 당분간 6%가 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예상치를 3.0%에서 2.7%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에서 4.5%로 높인 바 있다. 이 전망치에서 다시 수정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금통위는 “향후 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성장·물가 흐름,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를 포함한 해외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가 통상적 인상 폭(0.25% 포인트)의 두 배인 0.50% 포인트를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 차례 연속(4·5·7월) 기준금리 인상도 전례가 없다. 금통위가 이처럼 이례적 통화정책을 단행한 것은 그만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심각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향후 1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 값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 기록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금통위 결정을 임박한 '한국·미국 기준금리 역전'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면서, 일단 미국과의 격차는 0.50∼0.75%포인트까지 커졌다. 

 

하지만 연준이 오는 26∼27일(현지시간) 시장의 예상대로 다시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가 0.00∼0.25%포인트 높아지는 역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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