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남아남부협의회 최남숙 회장

[데일리뉴스=정하연 기자]

최근 수개월 남북한의 관계는 극도로 경색되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은 시도 때도 없이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에 이어 욕설에 가 까운 말도 퍼붓고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남한에서만 일방적으로 평화통일 무드를 조성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한 노력이 멈추어져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민간에서는 끊임없이 평화를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이를 위한 노력을 해야 결국 통일이라는 문도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평화통일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하는 곳이라 면 단연 민주평통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는 교민들의 노력은 특히 중요하다. 지난 12월 15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된 민주평통 국민훈장 수여식에서 동남아남부협의회 최남숙 회장이 동백장을 수훈했다. 그녀는 지난 13년간 민주평통에 봉사했으며 싱가포르 지회장을 거쳐 동남아남부협의회 회장으로 통일사업을 개최한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여론을 결집하고 통일의 공감대 확산에 큰 기여를 해왔다. 해외에서 거주한지만 40년이 넘기에 조국에 대한 사랑은 물론 이고 남북한의 평화통일에 대한 큰 염원을 가지고 있는 최남숙 회장을 직접 만나보았다.

실향민 출신 어머니의 절절함 

지난 2022년 11월 28일부터 12월1일까지 서울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20기 해외지역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4년 만에 열린 대규모 대면 회의로 131개 국가에서 활 동하는 3,900명의 해외 자문위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 인을 병행해서 열렸다. 현장에는 71개 국가, 45개 협의회 에서 900여 명의 자문위원이 오랜만에 고국을 방문, 성황을 이뤘다. 또한 지난 12월 15일에는 국민훈장 수여식까 지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서 민주평통 동남아남부협의회 최남숙 회장이 동백장을 수훈했다.

그녀가 이제까지 해왔던 공적을 되돌아보면 알알이 평 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녀는 2008년 싱가포르 한인여성회가 태동할 당시에 창립 맴버로 봉사를 시작했으며, 이듬해인 2009년에 싱가포르 한인회, 민주평통 자문위원회로 활동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게나마 봉사하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의외로 많은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다. 2010년 전 세계 30여 개국의 한국 여성리더 250명이 참여하는 ‘세계한민족여성네 트워크 대회’에 참여해 UN 평화기념관을 찾았다. 당시의 활동을 취재한 헤럴드경제신문사 기자와 인터뷰를 한 후 신문 1면에 등장했다. 이후 여러 재단과 여성리더들이 참여하는 국제컨벤션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민주평통과의 인연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막연했지만, 오래가지 않아 자신의 삶이 곧 통일과 끈을 맺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 다. 어머니는 과거 평양 인민병원에서 근무하시던 중 북한 군 간호사로 차출되었고, 이후 한국 국군 의무대로 와서 당시 책임 상사였던 아버지를 만나게 되었던 것. 결국 최남숙 회장의 삶 자체에 남과 북이 공존하고 그 통로는 바로 6·25전쟁이라는 비극이었다. 이에 그녀가 그 비극을 극 복하고 다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민주평통의 일을 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 회장은 전쟁기념관에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기억하라!’ 라는 문구가 새겨 있고 영상에도 생생하게 기록되었다.

BBC, NHK 등 세계적 방송사와 인터뷰 

“부모님의 삶을 통해서 실향민들의 절절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고 또한 저처럼 고국을 떠나서 해외에서 생활하는 동포와 그 청소년 가족들에 대해 더 깊은 애정과 신뢰를 느끼게 됐습니다. 특히 남편과의 만남은 저의 삶을 크게 바꾸어 놓았습니다. 늘 든든한 아빠이자 남편으로서 가족을 이끌어 왔고 제가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도 해주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믿고 존경하는 남편으로 인 해 앞으로도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 니다. 이번 수훈의 영광 역시 남편에게 그 공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봉사하는 삶, 남북평화 통일을 위한 삶, 그리고 해외에 거주하는 동포들을 위해 헌신 하는 삶을 살아나가고 싶습니다.”  

▲ (위)짐 로저스와 인터뷰 (아래)북미회담 한인회 전경 <br><br>
▲ (위)짐 로저스와 인터뷰 (아래)북미회담 한인회 전경

최남숙 회장의 남편은 노종현 전 싱가포르 한인회장이 다. 그는 2015년부터 제11대 한인회장으로 활동했으며 이런 공로가 인정되어 ‘세계 한인의 날’ 행사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한인회에 소속 되어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다고 한다. 최남숙 회장이 해외 생활을 시작한 것도 남편과의 결혼 때문이었다. 그녀는 학창 시절이나 사회생활 초창기에만 해도 해외 생활을 전혀 꿈꾸지 않았다고 한다. 경북대 사범대학교 영어과를 졸업한 뒤 경북 봉화여중·고와 대구 효성 여중 에서 6년간 영어 교사로 근무했었고, 자신의 미래를 크게 변화시킬 생각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효성 그룹 산하의 목재회사에서 근무하던 지금의 남편을 만났 다. 결혼 후 말레이시아 주재원으로 근무하게 된 남편을 따라서 처음으로 해외로 나가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리 오랜 기간이 아닐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후 남편이 5년간의 주재원 생활 이후 보르네오섬에서 원목 수출 사업을 시작하면서 출산과 육아 모두를 해외에서 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현재 제동무역과 노컴퍼니 법인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 (좌)김춘련 우리 어머니 (가운데)최석준 아버지 훈장 
▲ (좌)김춘련 우리 어머니 (가운데)최석준 아버지 훈장 

“결혼 생활을 해외에서 시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낯선 외국 땅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남 편 뒷바라지를 하는 일이 만만치는 않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에게 주어진 일을 성실하게 했고, 그나마 영어가 익숙했기 때문에 다 감당할 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이 들을 어느 정도 키운 다음부터 시간적 여유가 생겼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그녀의 활동이 돋보인 것은 북한과 미국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당시였다. 그녀는 역사적인 현장에서 BBC, Channel News Asia, NHK 등과 인터뷰하면서 분단의 아픔과 통일의 필요성을 홍보했으며 세계 각국 민주평통 부의장, 협의회장, 임원들 다수와 교류를 맺었다. 또 KBS의 <다큐멘터리 3일 – 싱가포르 편 >에 출연해 가족사를 통해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에 이바지하기도 했다.

2020년 12월에는 <앞으로 5년 한반도 투자 시나리오> 의 저자이자 투자가인 짐 로저스와 한반도의 미래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짐 로저스는 ‘통일이 되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겠다’는 발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남북통일을 주목하게 만든 장본인이다. 또 통일과 나라 사랑에 대한 홍보문을 교민사회와 재외동포 매체에 기고해서 교포사회에 통일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금도 싱가포르 행사때 마다 참석한 그를 최회장은 이번 제20기 해외 지역회의 때에도 통일홍보대사로 인정해야 한다고 건의 하기도 했다. 이번 제20기 동남아남부협의회장으로 임명 되면서부터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동티모르 자문위원 90여 명과 함께 20기 출범 회의를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병행 개최하고 코로나의 어려운 상황에서도 통일사업 추진에도 기여했다. 당시 행사에는 싱가포르 대사, 본부 자문위원 및 한인사회 단체장 및 유관기관장, 종교 지도자 총 50명이 참석했다.

한류 경연대회 ‘평화 콘서트’ 개최 예정 

향후 최남숙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동포와 현지 사회를 대상으로 하는 한류 경연대회인 ‘평화 콘서트’를 개최 하고 싶다고 한다. 노래와 춤, 그리고 남북관계에 대한 평화의 염원을 담은 콘서트이다. 특히 이번 콘서트는 차세 대들이 통일의 주역이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으며, 교류에는 불가능이라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고 싶다고 한다. 특히 이 행사는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행사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지연됐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최남숙 회장은 마지막으로 남북의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과 재외 교포들의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의욕을 다시 한번 내비치었다. 

“민주평통 활동과 한인사회의 발전을 위한 삶은 저의 일상과 함께 매우 소중한 것들입니다. 이제까지 해왔던 여러 행사와 다양한 참여를 통해서 쌓아왔던 여러 노하우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헌신할 예정입니다. 특히 세계적으로 매우 훌륭하신 분들과 맺어왔던 관계는 저에게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제까지 함께 해주신 간사님들에게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2023년에는 ‘마무리’라는 신년 메시지를 전하고 싶습니다. ‘마(마음 먹은 대로), 무(무엇이든), 리(이루세요)’라는 뜻입니다.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소망을 성취하시기 바랍니다.”    

최남숙-노종현 부부의 조국 사랑은 아들의 모습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들은 오랜 해외 생활을 하면서도 한국 국적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아들 역시 유학 생활을 했지 만, 대한민국 군대를 다녀왔다. 그리고 앞으로 한국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들과 같이 해외에 서도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이들이 있기에, 앞으로도 대한 민국의 장래가 무척 밝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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