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취업 시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라지고 있다. 연일 언론에서는 회사와 사업장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보도하지만, 현실에서는 20대 근로자는 물론이고 알바조차 찾기 힘든 실정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0월 기준, 우리나라 20대 취업자 수는 376만 2,000여 명으로 1년 전보다 4,000여 명이나 줄었다. 특히 20~24세 취업자 수 감소가 눈에 띈다. 2년 전보다 무려 10만 명이 줄어든 것이다. 중요한 점은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래를 주체적으로 선택하려는 20대의 성향에다가 ‘어쭙잖은 일을 하느니 차라리 쉬고 싶다’는 등의 태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 앞으로 20대의 노동시장은 어떻게 되는 것일까?


프리랜서 선호하는 20대 늘어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적으로 20대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2018년에 680만 명이 넘었지만, 2022년에는 640만 명을 겨우 넘었다. 무려 40만 명이 줄어든 셈이다. 그런데 현장에서 20대 근로자가 사라지는 것은 단지 인구 저하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그렇게 보기에는 너무도 많은 사업장에서 20대 근로자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에는 비대면이 주류라 취업 자체를 꺼렸다고 볼 수도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코로나19로 인해서 사회생활이 지장받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기본적인 상식으로는 20대도 돈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당연한 일인데, 정작 그들은 취업 자체를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9년 11월 기준 미국의 20~24세 근로자는 1,400만 명에 달했지만, 2022년에는 27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20대의 취업 시장 이탈 현상이 매우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원인 중 가장 근본적인 것 중 하나는 ‘더 좋은 일자리를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태도가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금 당장 생계를 위해서 힘들고 고생스러운 일자리를 전전하느니, 차라리 플랫폼 노동자로 일하면서 최소한의 생계를 유지하면서 전문직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로스쿨’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돈을 버느니 차라리 그 시간에 더 좋은 직장을 위해서 도서관이나 학원을 전전하는 20대들도 늘어나고 있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미국 20대의 대학원 진학률이 꾸준하게 높아졌다고 한다. 이 역시 ‘더 좋은 전문직’을 위한 몸부림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이들이 다 전문직에 종사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이런 경우 일부 20대는 ‘회사의 노예로 사느니 차라리 공사판에서 일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생각하는 20대도 늘고 있다. 

특히 그들이 말하는 ‘공사판’에서 일하게 되면 짧은 시간 안에 돈을 벌 수 있게 되고, 나머지 시간은 자신의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직 젊기 때문에 언제든 다시 일할 수 있으며, 또 삶을 즐길 수 있다는 관점이 지배적이다. 

또한 최근의 인터넷 환경 변화는 ‘정규직’에 대한 인식 자체를 바꾸어 놓고 있다. 예를 들어 유튜버가 되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면서 돈을 벌고 싶은 환경이 조성되거나, 혹은 코인, 스마트 스토어 등 자신이 혼자 열심히 돈을 굴리거나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있다. 이런 상태에서 굳이 ‘회사’라는 감옥과 비슷한 곳에 들어가서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20대가 상당수다. 

무엇보다 실제 이렇게 돈을 벌면서 부를 쌓아가고 공중파 방송에도 출연하는 크리에이터들이 상당하기 때문에 20대들에게는 ‘꿈의 롤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20대의 위기는 30대, 40대로 이어져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면서 20대에게 형성된 취업에 대한 일정한 태도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한창 유행 중인 2020년 고용 쇼크가 현실화되면서 ‘별도의 구직활동 없이 그냥 쉬었다’라고 대답한 응답이 전 연령대에서 237만 명에 육박했고, 그중에서도 20대는 40만 명으로 급증했다. 이는 2003년 이후 최대치로 파악되고 있다. 이들은 특별한 사정, 예를 들어 병원 치료나, 자녀 양육 등의 이유가 없이 ‘그냥 쉬는’ 인구이다. 이는 구직 포기자들이 경제 상황을 매우 어둡게 보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들 스스로 생각했을 때 ‘취업해봐야 큰돈도 벌지 못하고, 오래 하지도 못하고 잘릴 수도 있다’라는 자포자기의 태도가 있을 때 발생하게 된다. 물론 코로나19가 이러한 비관적인 전망에 힘을 보탰지만,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거의 진정이 되는 지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특히 2023년을 ‘최악의 경제위기’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이들의 태도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시대에 유행했던 재택근무와 재택수업이 이들의 취업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일 출근해 주변인들의 눈치를 살피는 것보다는 차라리 집에서 일하고 수업을 듣는 것에 매우 익숙해진 그들이 이제 더 이상 일상적인 취업과 일의 방식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그들은 출근을 하지 않고 집이나 카페에서 일할 수 있는 업종을 찾게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전문직이 아닌 이상 재택근무가 쉽게 허락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이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크게 틀리지 않다. 일정한 전문적 능력으로 기업이 필요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면, 언제든 기업에서는 그들을 프리랜서로 고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단순직에서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런 20대의 선택을 ‘매우 현명한 선택’이라고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분명 존재한다. 불확실한 시대에 아무 일자리에서 일하면서 청춘을 소진하느니, 차라리 좀 더 자기 주도적인 일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구축하려는 태도라고 여기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점에서 20대는 ‘그들 나름대로 최선의 선택’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이런 의견이 전혀 일리가 없다고 보기는 힘들다. 그러한 신중한 선택을 통해서 더 나은 직장을 얻고, 전문직으로 올라서서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이들이 그러한 행운을 얻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문제는 20대에 취업하지 않고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30대, 혹은 40대에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알바’ 정도의 자리라면 모르겠지만, 정규직에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전체적으로 그들의 인생 자체를 어둡게 만들고, 더불어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도 동시에 키우게 된다. 경제적인 면에서 비관한 그들이 범죄의 길에 쉽게 빠지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20대가 바뀌어야 한다’라는 방식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려는 정부의 노력이 상황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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