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라면 수출 9300만달러 월간 사상 최대 기록...올 10억달러 돌파 '파란불'
미국 등 선풍적 인기... '국민간식'서 100개국 누비는 대표 K-푸드 자리매김

라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올해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 해외 프로모션. 사진=삼양식품
라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올해 1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삼양식품의 불닭 브랜드 해외 프로모션. 사진=삼양식품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라면 수출이 지난달 9천만달러를 훌쩍 넘기며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팝·K드라마 등 K콘텐츠의 인기를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을 넓히고 있는 'K-라면'이 월 수출 1억달러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 연간 라면 수출 10억달러 돌파는 떼논 당상이다. 관세청 무역 통계에 따르면 작년 라면 수출은 9억5240만달러여서 올해 10억달러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수출 전년比 32% 급증...2천만불 육박 미국이 압도적 1위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5% 증가한 9296만달러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수출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11월의 9천77만달러다. 석달만에 최대 수출기록을 갈아치웠다.
 
물량 기준으로는 지난달 라면 수출은 2만3천t(톤)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0% 증가했다. 물량 증가에 비해 금액 증가가 훨씬 크다. 수출 단가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고무적인 것은 지난달 K-라면 수출국 숫자다. 무려 100개국에 가깝다. 주요 수출국도 권역이 따로없다. 북미, 유럽, 아시아, 중남미, 오세아니아 등 골고루 퍼져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압도적 1위다. 지난달 1984만달러어치의 K-라면이 미국에 수출됐다. 미국은 최근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이에 라면이 일부나마 일조한 셈이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 라면 수출국은 중국이다. 대 중국 수출규모는 1520만달러다. 유럽에선 네덜란드가 604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네덜란드 다음으로 영국이(291만달러)로 K-라면이 많이 팔린 국가다.
 
K-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알함브라 지역에 있는 코스트코에서 고객들이 농심 신라면을 둘러보고 있다.
K-라면이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 알함브라 지역에 있는 코스트코에서 고객들이 농심 신라면을 둘러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일본이다. 지난달 대 일본 라면 수출은 552만달러로 전체 4위다. 일본은 라면의 종주국이다.

K-라면의 시조는 일본 라멘이다. K-라면이 이젠 종주국까지 제치고 대량 역수출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시장 규모상 단위 국가별 수출량은 핵심 시장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아시아권에선 거의 K라면이 거의 모든 나라를 휩쓸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동남아 국가 중에선 말레이시아(476만달러), 필리핀(430만달러), 태국(387만달러), 대만(326만달러) 등의 순으로 K-라면 수출이 많았다. 중동 지역에선 아랍에미리트(UAE)가 185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2월의 호조로 올들어 라면 수출은 누적 1억7872만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기간(1억3222만달러)에 비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폭발적인 증가세에 힘입어 올해 연간 라면 수출 10억달러 돌파 기대감이 크게 높아졌다. 전년 대비 단 5%만 늘어도 10억달러를 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K-콘텐츠 인기에 편승, 수출 저변 빠르게 확대 추세
 
K-라면 수출은 2001년 1억900만달러를 기록하며 1억달러 시대를 연 이후 꾸준히 증가해왔다. 2005년~2006년, 2014년 단 3개년만 역성장했을 뿐이다.
 
2015년 2억2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한 이후 지난해까지 9년 연속 기록을 바꾸며 승승장구해 왔다. 지난해엔 북미 수요가 폭발하며 24% 성장률을 나타내며 라면 수출 10억달러 시대를 예고했다.
 
더욱 주목해야할 부분은 라면수출 통계는 관세청 통관 기준일 뿐, 업계가 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공급하는 물량까지 합친 실질적인 K-라면 수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이다.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류 바람을 타고 K푸드가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 판매대 모습. 사진=연합뉴스

농심 등 국내 업체들은 현지 수요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해외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현지 공장 생산분까지 합친 K라면 실질적인 수출액은 이미 지난해 2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K-라면 수출이 고공행진을 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간편한 조리법에 매콤하면서도 특유의 감칠 맛을 내는 한국라면 고유의 맛이 세계인을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K-팝, K-드라마, K-무비 등의 인기를 타고 한국음식, 즉 K-푸드에 세계인의 관심이 커진 결과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를 주름잡는 K-콘텐츠엔 라면 먹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특히 K팝 월드스타들의 라면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해외에 알려지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이 포함된 기생충이 2020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이 K-라면 인기의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라면업계의 현지 밀착형 마케팅도 주효하고 있다. 수출 저변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 북미, 유럽, 아프리카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출이 1천달러를 넘긴 나라가 무려 128개국에 달한다.
 
K-푸드를 대표식품으로 우뚝 섰다는 얘기다. 1963년 국내 라면산업이 뿌리를 내린 이후, 서민들의 식사 대용으로 출발해 '국민간식'으로 자리매김하더니, 이젠 수출효자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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